2025.11.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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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돌풍' 뉴욕시장 선거에 200만명 투표…56년만 최다

진보 공약, 세대간 대결 '흥행' 견인…젊은 유권자 대거 참여

 

예비선거 결과 시청 행사에서 연설하는 맘다니 후보

사진 설명, 조란 맘다니는 뉴욕시 최초의 이슬람교도, 남아시아계 시장이다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4일 치러진 뉴욕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조란 맘다니(33)가 당선됐다. 뉴욕시 역사상 최초의 이슬람교도이자 남아시아계 시장이며, 100여 년 만의 최연소 시장이다.

 

이번 선거는 전례 없는 관심을 모았다. 뉴욕주 하원의원인 맘다니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거의 무명에 가까운 후보였으나, 여론조사를 거듭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의 당선은 미국 진보 진영의 중대한 분기점이자, 뉴욕시 정치 지형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맘다니를 뽑으면 안 된다고 촉구하며 자신을 오랫동안 비판해온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지지하기까지 했다. 쿠오모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저녁 '트루스 소셜'을 통해 "쿠오모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그에게 표를 던지고 그가 일을 잘 해내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투표장 찾은 뉴욕시민들

4일  AP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종료된 이번 선거에서 200만 명 이상의 뉴욕시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직전에 치러진 2021년 뉴욕시장 선거의 최종 투표수(110만 표)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아울러 이는 56년 전인 1969년 존 린지 당시 뉴욕시장이 재선된 선거 이후 가장 높은 투표수로 기록됐다. 민주당 후보로 나서 승기를 거머쥔 맘다니는 이번 선거의 '흥행'을 이끈 주역으로도 평가된다.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그는 무상버스·무상보육 확대 등 진보적 공약을 앞세우며 선거 기간 내내 화제와 논쟁을 몰고 다녔다.

여기에 민주당 경선에서 맘다니에게 패배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하면서 선거 구도는 세대간 대결, 기득권 대 반기득권의 대결로 빠르게 재편됐다.

 

이같이 맘다니가 선거 이슈를 주도하는 가운데 그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소로 향하면서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주 후반 35세 미만 유권자 10만 명 이상이 사전투표장에 나왔다.

 

미 NPR 방송은 맘다니를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은 젊은 유권자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투표수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맘다니의 '돌풍'이 보수층 결집으로도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의 급진적 공약에 불안감을 느낀 기성세대 유권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왔을 것이란 관측이다.

뉴욕시 이외에 주지사 선거를 치른 버지니아와 뉴저지의 투표 열기도 뜨거웠다. 두 곳 모두 유권자 300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하는 뉴욕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