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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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자도 경기 뛰게 해야” 연방 교육부 개정안 발표

바이든 행정부, ‘타이틀 나인’ 규칙 개정안 발표
“트렌스젠더도 성 정체성 맞는 팀서 뛰게 해야”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 훼손 우려 커져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트렌스젠더 선수 출전 여부가 미국 교육계 찬반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성전환 수술을 한 트렌스젠더 청소년이 현재의 성 정체성에 맞는 스포츠팀에서 뛰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타이틀 나인(Title Ⅸ)’의 개정안을 내놨다. 나이와 경기력을 고려해 제한은 둘 수 있어도 트렌스젠더 선수의 출전을 원천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 사회를 수년간 뜨겁게 달궜던 첨예한 논쟁에서 정부가 처음 특정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 향후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연방 교육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녀 교육 평등법 타이틀 나인의 규칙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1972년 제정된 타이틀 나인은 남녀 평등보호 조항을 통해 교육 성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는 스포츠팀에서 출전하길 원하는 트렌스젠더 선수에게 참여 기회를 박탈한다면 타이틀 나인에 위반된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운동에서 평등한 기회를 보장한다는 타이틀 나인의 오랜 목표를 진전시키고자 한다”며 “공립학교와 대학이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확실한 기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개정안을 제출한 취지를 설명했다.

현재 주 정부는 초등학생에게는 성 정체성이 따른 학교 스포츠 참가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신체적 경쟁이 치열한 고등학교 스포츠 이상에서는 이를 금지한다. 성전환 수술을 했더라도 신체적 특성에 차이가 없을 수 없는 만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개정안이 확정되려면 공개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야 한다. 미겔 카르도나 교육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모든 학생은 체육을 비롯한 학교 활동에서 완전한 경험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연방 정부는 위반 사항을 조사하고 집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한 경우 (법안을 위배한 학교의) 재정을 삭감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NYT에 말했다. 다만 선수의 부상 방지와 공정성 보장을 위해 교육 당국에 일부 재량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특히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이 강하다.

플로리다주 교육위원회의 매니 디아즈 주니어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플로리다에서는 남학생이 여자 스포츠에서 뛰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과도한 조치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타이틀 나인에 따라 여성에게 최대한의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오히려 성 평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정안은 미 연방대법원이 이날 트랜스젠더 학생 베키 페퍼-잭슨(12)이 제기한 소송 기간 학교 크로스컨트리 및 트랙팀 활동을 허용한 항소법원 명령을 금지해달라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긴급 요청을 기각하면서 나왔다. 이 판결은 본안 결정이 아닌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하급 법원 명령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2021년 4월 웨스트버지니아주 의회가 공립학교 여성팀 참여 자격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페퍼-잭슨의 부모는 이 법이 타이틀 나인 위반했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지난 1월 주법이 헌법과 연방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에 페퍼-잭슨 측은 즉각 항소했고, 항소법원은 소송 진행 기간 1심 법원 판결의 시행을 정지했다. 이에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지난달 초 대법원에 항소법원의 명령을 무효화 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