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과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간 충돌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갈등이 거세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을 명령했다.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LA에서의 불법 이민 단속과 관련된 시위를 해산하기 위해 20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하는 대통령 각서(memorandum)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전날 ICE 요원들은 LA 패러마운트 지역에서 의류 공장을 급습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을 대거 체포했다. ICE 등 당국의 요원들은 현장에서 체포에 저항하거나 저지하려는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해 공포탄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LA에서는 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LA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패러마운트 지역의 히스패닉계 이민자 거주 지역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이민 당국 요원들과 충돌했다.
불법 이민자 체포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LA의 연방 구금센터 앞에 모여 “그들을 풀어줘라, (이곳에) 머물게 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ICE 요원들과 시위대간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차량과 건물을 훼손하거나 연방 요원들에게 항의했고, 요원들은 섬광탄과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다.
파라마운트 거리 곳곳에는 자욱한 연기가 퍼졌고 나무와 차량이 불에 탔다. 소셜미디어에는 헬멧을 쓴 남성이 연방 차량을 향해 돌을 던지는 영상이 올라왔다. 시위대가 국경순찰대 차량을 발로 차거나 멕시코 국기를 흔드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요원들이 쏜 최루탄을 맞고 기침을 하면서 얼굴에 우유를 뿌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당국은 사람이 더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인근 통행로를 통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스컴(뉴섬 주지사의 별명)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시장이 제 역할을 못 하고, 모두가 그들이 못 한다는 걸 안다면 연방정부가 개입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폭동과 약탈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소셜미디어에 “폭력이 계속될 경우, 캠프 펜들턴의 현역 해병대원들도 동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 방위군 배치 결정에 대해 “이 조치는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행위이며 긴장만 더욱 고조시킬 뿐”이라며 “주 방위군은 LA 위기 극복 과정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왔으나 이번 임무는 잘못된 것이며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이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 등 약 120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진다.
◆ 불법체류 단속 이후 한국인 개별 체포 사례도…“이번 단속 현장선 체포 사례 없어”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 정책 강화에 따라 한국인이 체포·구금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주LA총영사관 관계자는 이날 “미국 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 강화 이후 서류 미비 상태로 체류 중인 한국인이 당국에 적발되는 사례가 분명히 늘었다”며 “트럼프 정부 들어 당국에 구금돼 영사 면담을 요청하는 한국인 사례가 4∼5건 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2년여간 이런 사례가 1건밖에 없었는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4개월여간 크게 늘었다는 것이 영사관 측 설명이다. 하지만 근래 LA영사관에 통보된 한국인들은 모두 개별적으로 적발된 사례로, 대대적인 단속 현장에서 적발된 사례는 아직 접수된 바 없다고 영사관 측은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ICE는 LA 다운타운의 ‘자바시장’으로 불리는 의류 도매시장과, 이민자들이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모여드는 홈디포 매장 앞을 급습했다. 자바시장 내 단속 대상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업체 엠비언스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LA총영사관과 LA한인회 모두 이번 단속 현장에서 한인이나 한국 국적자가 체포된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