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TV.Radio Steven Choi 기자 | 미국내 한 도시가 7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0명’을 기록해 국가적 도로 안전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비결은 딱 하나. 운전자와 보행자 시야를 방해하는 거리 주차를 전면 금지했다는 점이다.
인디펜던트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화제의 이 도시는 뉴저지주 호보켄(Hoboken)시다. 6만 명이 거주하는 이 도시에서는 2017년 1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교통사고 사망자도 나오지 않고 있다. 운전자, 동승자,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모두 포함해서다.
이 같은 변화는 라비 발라 호보켄 시장의 결심으로부터 시작됐다. 발라 시장은 2015년 시의원 재직 시절, 아그네스 액세라(당시 89세)라는 한 여성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된다. 도심 번화가에서 밴에 치여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시민이었다.
발라 시장은 이날을 계기로 안전한 거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그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노인들이 최대한 안전하게 거리를 지나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그녀의 죽음은 우리가 해결 방안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장 자리에 오른 뒤에는 거리에 주차된 차량을 없애는 ‘비전 제로’(Vision Zero) 정책에 집중했다. 이 정책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 교차로 근처 주차를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발라 시장의 강한 의지 덕분에 시행될 수 있었고, 현재 여러 주요 도시가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이미 2022년 “호보켄시가 거리 주차를 제한한 비전 제로 정책을 따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뉴욕, 샌프란시스코, 볼티모어, 포틀랜드 등이 이 정책을 도입한 상태다. 뉴욕의 경우 지난해 11월 매년 1000개 교차로에 주차를 금지하는 조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주차 장소가 제한됨에 따라 상업 시설 이용이 불편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모두가 사망자 ‘0명’이라는 점에 칭찬하고 있지만, 많은 진입로와 연석 주위에 주차 금지 구역을 만들면서 비생산적인 공간 활용을 하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