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셀 아메리카' 분위기 속에 약세를 보였던 미국 국채 가격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25일 오후 4시 10분 기준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1.6bp(1bp=0.01%포인트) 내린 4.279%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정책과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속에 지난달 21일 4.599% 정도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3.781%, 지난달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섰던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815% 수준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일부 인사들이 기준금리 '7월 인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국채 금리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다음 달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고, 미셸 보먼 신임 연준 부의장도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23일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4일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통화정책에 대해 "많은 경로가 가능하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관망 입장을 유지하면서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억제되면 금리를 조기 인하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하겠지만 특정 회의를 지목하고 싶지 않다"면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미국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24일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93.0으로 5월(98.4) 대비 5.4 하락했다고 발표한 것도 국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7월보다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스왑 시장에서는 지난주 0%에 가까웠던 7월 인하 가능성이 10% 정도로 올라온 상태다.
블룸버그는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로 내려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무력 충돌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20∼23일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향후 몇주 간 4%로 내려갈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8월물 콜옵션에 3천800만달러(약 518억원) 이상이 베팅 됐다는 것이다.
반면 '채권왕' 빌 그로스는 약달러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를 이유로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25% 아래로 내려가기 어렵다면서 약한 수준의 채권 약세장을 예상했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공동창업자인 그로스는 일반적으로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1.75%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에서 거래된다면서,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의미하게 떨어질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로스는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약간의 강세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된 뒤 하반기 들어 단기물을 중심으로 한 미 국채 발행이 최대 1조 달러(약 1천363조원)가량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