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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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네이버 출신·AI 전문가들 대거 중용…IT업계 기대감 고조

하정우 이어 한성숙·배경훈까지…"현실적 정책 기대되는 파격 인선"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IT 업계에서는 민간 기술 리더십이 정책 영역으로 본격 진입하면서 AI 분야 100조원 투자 등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우선 네이버 출신 인사의 잇단 기용이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48)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네이버의 AI 선행 기술을 총괄한 딥러닝 전문가로 불린다.

하 수석은 우리나라 독자적인 AI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며 '소버린(주권) AI'를 강조해왔다. 그 결실 중 하나가 한국어에 특화한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였고 AI 인재 교육에도 앞장서 왔다.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 중 최연소인 하 수석은 첫 브리핑에서 "인공지능이 전 세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국가 미래의 존망을 좌우하는 시기"라며 소버린 AI 개발도 여러 부처 등과 함께 논의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성숙(58) 네이버 고문은 국내 포털 산업이 탄생하고 자리 잡는 과정을 함께해온 IT 분야 여성 리더 중 대표 주자로 꼽힌다.

한 후보자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시기 네이버를 모바일에 특화했고, 글로벌 서비스도 확장했다. 또한 웹툰 부분 유료화, 네이버페이 등을 탄생시키며 2017년 여성 최초로 네이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고 5년간 그 자리를 유지했다. 그 사이 네이버는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려 연 매출 6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인 배경훈 LG AI연구원장(50)은 LG경제연구원 AI자문 연구위원, LG전자[066570] AI추진단장,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등을 지낸 AI 전문가 중 전문가다.

하 수석이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탄생에 주축 역할을 했다면 배 후보자는 LG의 초거대 언어모델인 '엑사원' 개발을 주도했다. '엑사원 3.5'는 미국 스탠퍼드 'AI 인덱스 보고서'에 포함된 국내 유일 AI모델이다. 국내 양대 AI 모델 개발을 주도했던 전문가들이 새 정부 AI 정책을 이끌게 된 셈이다.

배 후보자 역시 하 수석처럼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지 않으면 국가전략자산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업계 인사가 발탁된 것은 LG 출신이었던 유영민 전 장관 이후 약 6년 만이다. 유 전 장관 이후에는 줄곧 교수 출신이 장관에 기용됐다. 이날 국무조정실장에는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이 임명되는 등 LG 출신도 2명이나 발탁됐다.

 

이처럼 새 정부에서 IT업계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히면서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발탁되자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정책'이 집행되리라는 기대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관료 또는 학계 출신 리더십이 정책을 주도했을 때와는 차별화되는 업계와의 시너지를 전망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코난테크놀로지[402030] 관계자는 "배 후보자의 경우 LG AI연구원이 독자적인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AI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가 장관직을 맡게 되면 관련 기술 발전과 산업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IT 업체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커머스 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AI 업계 입장에서도 전문가 중용이 긍정적인 시그널로 느껴진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모두의 AI' 등 정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려면 그 과정을 끝까지 해본 기업의 전문가 발탁이 필수"라며 "또한 결국 AI는 속도전인데, 대규모 예산을 빠른 시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도 민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사정과 고충 경험을 가진 분들이 정부 정책을 펴는 게 긍정적"이라며 "기존에도 업계 출신이 국회의원이 되거나 한 경우는 있지만 수석이나 장관으로 간 경우는 많지 않아 파격적으로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