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는 이혼 소송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데 대해 대법원이 8일 ‘계속 심리’ 결정을 내렸다. 상고 대상이 되는지를 살펴본 뒤, 심리 없이 기각해 원심을 확정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가 맡고 있는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 소송 상고 사건의 심리불속행 기간(4개월)이 이날로 끝이 났다. 이 사건은 지난 7월 8일 대법원에 상고 기록이 접수됐기 때문에 심리불속행 기각 기한이 8일 자정까지였다. 가사 사건의 경우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이 되는 비율이 80%가 넘는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이례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상고심의 최대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노 관장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 측에 흘러들어 가 그룹 성장에 기여했는지, 했다면 그 기여도가 얼마나 되는지 등이 될 전망이다.

2심 재판부가 재산 분할액을 산정할 때 오류를 범한 것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심은 SK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는 데 노 관장 측 기여가 있다며 재산 분할금을 1조3808억원으로 판단했다. 반면, 1심은 SK 주식은 최 회장이 선친 최종현 회장에게 받은 돈으로 매입한 재산이어서 분할 대상이 아니라며 재산 분할금은 665억원이라고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대법원이 이 사건이 SK그룹 경영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회장 측 상고심 대리인은 대법원장 후보로 꼽혔던 홍승면 변호사이고, 노 관장 측은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