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예전에 정말 많은 작품이 들어오고, 거기서 나는 ‘저 좀 쉬게 해주세요’, ‘나 좀 쉬고 싶어’ 이러기도 했었다. 지금은 정말 작품 수가 많이 줄었다. 저한테 대본이 오는 게 이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점점 더 느낀다” (배우 김하늘)
한국내 미디어산업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10년래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며 성토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올려놓은 엄청난 제작비로 인해 드라마 제작 편수가 크게 줄였다. 유명 배우들 조차 출연할 작품이 없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배우 김하늘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 “정말 대본이 들어온다는 자체가 소중하다”고 업계 불황을 체감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배우 고현정도 “작품 출연 제안이 안 들어온다. 꼭 원톱 같은 거 아니어도 된다. 출연료를 깎아도 되니까” 라고 토로했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2022년 135편에서 지난해 125편, 올해 100편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이미 상영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인 영화만 100여 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국내 방송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18조 9734억 원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했다. 지상파는 10.2%, 케이블TV(SO) 3.9%, 위성방송 2.7%, 홈쇼핑 5.9%, 일반 PP는 7.7% 감소했다.
한국내 방송시장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국내 미디어 학계도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미디어정책학회는 26일~27일 ‘방송시장 위기의 원인과 극복 방안’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 “국내 미디어 시장은 119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헌율 고려대 교수는 “글로벌 OTT가 올려놓은 엄청난 제작비로 인해 방송사는 콘텐츠 제작을 안 하는 것이 살 길이 돼 버리고 결국, 드라마 편수가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글로벌 OTT에 의해 선택받은 극소수의 배우만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경희대 이상원 교수는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방송 매출이 급감하고, 콘텐츠 제작 비용이 증가해 방송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드라마 제작이 줄어들고, 이는 방송의 위기가 곧 한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역차별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내 방송 사업자의 규제는 완화하고, 글로벌 OTT에 책임을 부과해 규제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