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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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만나자" 초등교사 약속에 30대 제자들 모였다

올해 1월1일 영암초교 운동장서 재회

 

KoreaTV.Radio 이고은 기자 |  초등학교를 졸업한 30대 제자들이 학창 시절 담임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교를 찾았다. 해당 사실이 온라인에서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하나같이 감동이라며 훈훈함을 낳았다고 말했다.

 

9일 유튜브 채널 '배고픈너구리'에 '20년 전 약속, 다들 기억할까?'라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다.

8분 길이의 이 영상은 2004년 당시 6학년 담임 선생님이었던 A씨가 학생들에게 남긴 졸업 메시지로 시작됐다. A씨는 "'2024년 1월 1일 오후 1시, 영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납시다"며 약속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년이 된 1월 1일 제자 B씨는 "애들 진짜 많이 올까, 많이 왔으면 좋겠다. 떨린다"며 전남 영암으로 향했고,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B씨의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시간이 훌쩍 지나 만났음에도 어색할 틈 없이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담임 교사였던 A씨에게 전달할 롤링페이퍼를 작성하고 그 시절 학급신문이었던 '어깨동무'를 보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이후 교문에서 걸어오는 한 남성을 발견하자 이들은 "진짜 선생님이야?"라며 웅성거렸다. 제자들의 기대 속에 등장한 A씨는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20년이 지나 제자들과 만나게 된 A씨는 "다 한가해서 이렇게 많이 왔냐"며 농담을 건네고 "다 옛날엔 촌년들이었는데 전체적으로 나만 늙어버리고 다 좋아졌다"고 흐뭇해했다.

 

A씨는 "생각해 보면 나도 30대 때 제일 바빴다. 누구랑 결혼할 건지도 바쁘지, 챙길 사람도 많잖아. 근데 그때 만나자고 하면 누가 만나겠냐"며 "(너희 만날 생각에) 잠이 안 오더라. 잠이"라고 전했다.

A씨는 "구례에 있는 공모 교장으로 있다가 올해 임기 마지막해여서 3월부터 다시 선생님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B씨를 비롯한 제자들은 미리 돈을 모아 산 선물과 롤링페이퍼, 카네이션을 전달했다. 이후 A씨와 제자들은 6학년 졸업사진과 비슷한 단체 사진을 찍고 다시 훗날을 기약했다.

 

B씨는 "20년 후에 만나자, 그때까지 살아 있자, 이 약속 잊지 않고 지켜온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2024년 새해 동화 같은 일을 경험했다"며 "20년 전에 묻어뒀던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이 아직도 가슴에 벅차다"고 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네티즌들도 "감동"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눈물이 핑돌았다", "20년 후에 약속을 지킨 제자들과 선생님 모두 감동이다" 등이라고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