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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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장애인 기어서 기내 좌석으로 간 이유...델타항공 '차별' 논란

 

KoreaTV.Radio jenny 기자 |  한인 장애인이 항공기 탑승도중 승무원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바닥으로 기어서 자리까지 이동한 것으로 드러나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USA투데이는 21일자 보도에서 지난달 3일 오전 8시 45분쯤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LA국제공항(LAX)으로 향하는 델타 항공기 DL838에서 숀 장(26)가 겪은 장애인 차별을 고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씨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만 하는데 이륙이 1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탑승을 위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델타항공 측에서는 내가 휠체어 지원에 대해 사전에 특별한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휠체어 좌석을 마련하지 않았다.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We will not call for help)’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여행을 위해 24시간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하반신 마비라서 일단 좌석에 착석하면 4시간여 비행하는 동안 화장실을 이용하기 불편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항공편을 다시 기다리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그는 자리까지 기어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장씨처럼 이동제한이 많은 장애인 여행객은 기내 화장실이 사용이 불편해 비행 전에는 음식 섭취를 거의 안 한다며 식사도 먹지 못해 힘도 없는 상황에서 자리까지 가는 동안 바닥에 엎드려있는 장씨를 내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굉장히 굴욕적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델타 항공측은 “이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당시 항공사 직원들은 적절한 탑승 지원을 위해 1시간 30분 뒤에 출발하는 항공편 이용을 제안했지만 장씨가 해당 항공편 탑승을 결정했다. 또 자리에 기어가겠다고 말을 꺼낸 사람도 장씨 본인”이라고 USA투데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또 장씨에게 항공권을 환불하고 추가 마일리지도 지급하는 등 보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씨는 “델타의 주장과 내가 겪은 일은 완전히 다르다”며 “당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에 내가 ‘그럼 기어가야 한다는 말이네요?’라고 물어보니 승무원은 ‘알아서 하라’고 대답했다. 심지어 장애인을 위한 ‘복도쪽 좌석(aisle chair)’ 공간이 있었는데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씨의 사건이 보도화되며 연방교통부도 나서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피트 부티지지 연방교통부 장관은 “장씨의 입장을 이해하고 동의한다며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을 줄이기 위해 항공사에 대한 새로운 규칙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통부가 고려하고 있다는 새 규칙은 연방법상의 한계 때문이다. 현재 장애인 여행객은 항공사를 상대로 직접적인 고소를 할 수 없다.  
 
지난 2018년 스트로크 대 사우스웨스트 항공(stroke vs southwest) 소송에 대한 연방 법원 판결로 인해 장애인 여행객이 개인적으로 고소할 수 없으며 고소 시 신체적 부상을 입었을 경우에만 연방교통부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한편 장씨는 18세였던 지난 지난 2016년 의대 입학 준비를 앞두고 기말고사 준비로 지친 상황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그는 “자동차가 하늘을 날았다”며 “교통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의사의 꿈을 접어야 했던 장씨는 어렸을 적부터 관심을 가졌던 요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2020년 애틀랜타에 ‘먹자 치킨(Mukja Korean Fried Chicken)’을 친구와 함께 공동 창업해 인기 음식점으로 키웠다. 지난해 조지아 레스토랑협회에서 장씨는 올해의 레스토랑 신인 경영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