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미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에 망명 신청을 시도하던 수많은 중남미 이주시도자들이 이 신청을 막아온 트럼프 시절의 조치가 온존하게 되자 낙망을 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추운 날씨에도 이들의 미국 유입 열기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은 20일 자정으로 예정되었던 망명신청 '제한' 조치의 '해제'를 연기시켰다. 이 제한 조치는 트럼프 정권 때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부과되어 합법 신청을 봉쇄하고 불법 국경유입을 부추겨왔다.
로버츠 판사의 연기는 보수 단체의 소송 제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일시적일 수 있다. 한편 이민에 우호적이던 조 바이든 정부는 해제 직후 상황을 고려해서 20일 대법원에 '25일 크리스마스 전에는 제한을 해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에 최소한 크리스마스까지는 3년 가까이 부과된 제한이 온존하는 것이다.
문제의 망명신청 제한조치 '타이틀 42'는 원래대로 하자면 2000㎞ 멕시코 접경의 미 남부 국경에서 화요일 자정(한국시간 21일 오후4시)에 전면 해제될 예정이었다. 이 시점에 텍사스주 국경도시 앨패소의 리오 그란데 강 제방은 텍사스 주방위군이 배치된 가운데 아주 고요했다.
앞서 앨패소 접경지에서만 수백 명의 이주시도자들이 방위군이 세워놓았던 철책 옆에 모여 '보다 자유롭게 국경을 넘어 망명신청을 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수 시간 전 미국 관리들로부터 게이트로 가서 그룹을 짓고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흩어졌다.
엘패소의 맞은편 멕시코 도시인 후아레즈에는 수백 명의 이민 시도자들이 제한 해제가 곧 이뤄져 어서 미국 땅으로 들어갈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엘패소에서 2000㎞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접경의 멕시코 도시 티후아나에는 5000명의 입국 희망자들이 30여 대기 수용소에 머물고 있으며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과 아파트를 빌려 대기하고 있다. 상황이 아무것도 바꿔지 않는다는 말이 망명과 이민 및 입국 희망자들 사이에 돌면서 20일 저녁의 국경은 조용했다.
샌디에고가 바로 앞에 있지만 촘촘해서 몸을 들이밀 수 없고 맨위에 면도날 철망이 둘러진 30피트 높이의 장벽이 가려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