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TV.Radio Steven Choi 기자 |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자바시장은 한인 경제의 상징이다. 수많은 이민자들이 이곳에서 상권을 일구며, 자바시장은 오랜 세월 동안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무대가 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연방 법원의 판결은 그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어두운 단면을 드러냈다. 한인 의류 도매업체 C’est Toi Jeans Inc.(CTJ)와 그 경영진이 돈세탁·관세 회피·세금 탈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사건이다.
불법 관행이 드러난 CTJ 사건
연방 법무부에 따르면 CTJ는 해외에서 의류를 수입하면서 실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5,100만 달러 이상을 축소 신고했고, 이 과정에서 840만 달러의 관세를 회피했다. 단순한 회계 꼼수를 넘어, CTJ는 마약 거래로 흘러든 현금을 수령해 회사 자금으로 흡수하고, 이를 회계 장부와 세금 신고에서 숨기는 조직적 돈세탁까지 저질렀다.
이 같은 범죄 행위에 대해 법원은 단호한 판결을 내렸다. CTJ 법인은 5년 보호관찰, 1,150만 달러 벌금, 1,50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을 명령받았다. 대표 류시오(Si Oh Rhew)는 징역 103개월(약 8년 7개월)과 800만 달러 벌금, 1,900만 달러 이상의 배상 명령을 받았고, 공동 경영자 랜스 류(Lance Rhew) 역시 84개월 징역과 벌금, 손해배상 처분을 받았다. 이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자바 업계를 향한 연방 당국의 명백한 메시지다.
왜 자바시장이 타깃이 되었는가
이번 사건은 자바시장이 지닌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자바시장은 오랜 세월 현금 거래가 중심이 되어 왔고, 일부 업주들은 세금 신고를 회피하기 위해 관세 축소 신고나 장부 조작을 일삼아 왔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불법을 눈감아 온 이런 관행은 결국 연방 당국의 강력한 단속을 불러왔다.
특히, 자바시장은 이미 연방 정부에 의해 돈세탁의 주요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몇 년 전부터 ICE(이민세관국)와 IRS(연방 국세청)는 자바시장 업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왔다. 이번 CTJ 사건은 그 수사의 연장선에서 나온 결과이자, 앞으로 더 많은 업주들이 단속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전체를 향한 경종
이번 사건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인 업주들 사이에 뿌리내린 ‘편법은 괜찮다’는 인식이 문제의 핵심이다. 불법과 탈세가 한때는 업계의 ‘암묵적 관행’으로 통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그 대가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겁다. CTJ처럼 단순한 벌금형이 아닌, 수년간의 자유와 수천만 달러의 자산을 잃는 파국을 맞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방정부가 이미 자바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이상, 이제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편법을 반복하는 순간 곧바로 단속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바시장의 미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이번 사건은 자바시장이 선택해야 할 길을 분명히 보여준다. 합법과 투명성 기반의 경영으로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자바시장은 더 이상 한인 경제의 중심으로서 존속할 수 없다. 단기적 이익을 위해 불법을 눈감는다면, 그 피해는 결국 업주 개개인뿐 아니라 한인 사회 전체로 돌아온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세무·회계 관행을 합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업주 스스로가 준법 의식을 강화하지 않으면, 자바시장은 ‘불법과 단속의 악순환’ 속에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결론: 남의 일이 아니다
CTJ 사건은 자바 업주 모두에게 던지는 경고다. “나는 다르다”는 안일한 생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한인 경제의 터전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변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남의 일로 치부하는 순간, 그 다음 차례는 바로 우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