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TV.Radio 박기준 기자 |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세계 5대 석유 가스 회사에게 화석연료의 위험을 오랫동안 대중에게 속여 옴으로써 기후변화와 관련된 폭풍우와 산불 등으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혔다며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관련 당국이 발표했다.
뉴욕 타임스 등이 15일 보도한 이번 소송은 샌프란시스코 소재 주 항소법원에 제기되었고 문제의 대형 석유회사들이 기금을 마련해서 산불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피해를 복구하는 노력에 자금을 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개빈 뉴섬 주지사는 말했다.
뉴섬 주지사가 밝힌 소송대상 거대 석유기업들은 엑손 모빌, 셸,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 BP등 5개 회사이다.
뉴섬주지사는 " 거대 석유사들은 50년 이상 동안이나 우리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생산하는 화석연료가 지구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오래 전 부터 알면서도 이를 숨겨왔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 캘리포니아주 납세자들은 산불이 주거지역을 휩쓸고 독성 연기가 우리 하늘을 뒤덮고 살인적인 폭염이 우리 식수원들을 다 말라붙게 한데 대해 그 수십 억 달러에 이르는 피해금액을 온전히 다 감당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소송 대상에 포함된 미국석유협회는 이에 대해 성명을 발표,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 사안은 의회에서 논의되어야지, 법정에서 다툴 일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대형 석유사들이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탄소배출 저감 약속을 통해 대중을 속였고, 대체 연료에 대한 소규모 투자를 부풀려 발표하면서 눈속임을 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이들 기업이 공적 불법행위(public nuisance), 천연자원 훼손, 허위광고 및 제조물 책임 관련 법률 위반을 했다는 혐의도 포함되었다.
따라서 기후 위기 관련 재난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손해를 배상하는 일종의 피해 경감 기금(abatement fund)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석유 및 가스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에 따른 산불, 홍수, 폭염 등 각종 재난으로 큰 피해가 계속 되어왔다.
최근 몇 년간 캘리포니아주 외에도 7개 주와 지자체 수십 곳이 석유회사를 상대로 비슷한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라이언 마이어스 석유협회 부회장은 "미국의 기초산업을 흔드는 이런 극단적이고 편견에 치우친 소송들이 빈발하고 있는 것은 석유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공격이다. 이는 오히려 캘리포니아주 납세자들의 석유자원 및 그 운영에 관한 근본적인 논의와 대화를 가로막는 행위에 그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셸 회사도 비슷한 성명을 발표, 지구온난화 대책을 논의하는 곳으로는 법정은 적합한 장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석유산업관련 과학자 연맹의 케이시 멀베이 회장은 AP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캘리포니아주의 소송은 수십년 동안 화석연료의 폐해를 숨겨운 거대 석유사들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사회전체의 움직임을 반영한 행동이다. 이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극한 자연재해를 거듭 당하고 있는 주민들의 피해를 어느 정도 늦추거나 보상할 수 있는 정의로운 해결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135쪽에 달하는 이번 소송의 고소장에는 문제의 대형 석유사들이 이미 1950년대, 또는 최소한 1960년대에는 화석 연료가 결국 지구온난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과, 그런데도 이후 마케팅이나 대국민 발표에서는 다가오는 위험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은폐해 왔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오히려 1970년 대부터는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적 합의를 폄훼하거나 기후변화 관련 재앙에 대한 예고를 반박하면서 위험을 키우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롭 본타 주 법무장관은 "석유재벌들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기업 이익의 최대치를 경신하는 호황을 누려왔다. 이제는 그걸 그만 둬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