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TV.Radio 이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물가 안정세를 확인했지만 갈 길이 멀다는 게 연준의 설명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시장은 예상보다 매파적인 신호에 잠시 급락했지만 일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 기준금리 동결의 의미는
14일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난해 3월 이래 15개월 만에 처음이다. Fed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경제가 활성화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의 여파로 물가가 뛰자 이 기간 기준금리를 0.25%에서 5.25%까지 올렸다.다만 이번 Fed의 결정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다. 물가가 안정세가 확인됐고, 지나치게 빠른 금리 인상은 은행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한 차례 건너뛰었지만 아직 물가 목표치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매파적 건너뛰기(hawkish skip)'라고 부르고 있다.외신들은 이날 금리 동결 자체보다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했지만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Fed는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만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비슷한 맥락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에 주목해 "파월은 거의 모든 관리들이 연준의 '일부'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Fed는 왜 기준금리를 동결했나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에 대해 "긴축 정책의 진전 정도,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한 시차, 신용 긴축으로 인한 잠재적 역풍 등을 고려해 오늘 우리는 정책 금리를 동결하고 보유 유가증권을 계속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파월 의장이 긴축 정책의 진전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금리 인상이 일부 효과를 거둬 물가 안정세를 확인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방 고용통계국이 전날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서 이러한 추이가 드러났다. 5월 CPI는 전년동기 대비 4% 상승했는데, 이는 전달 CPI 상승률(4.9%)보다 크게 상승 폭이 둔화된 것이다.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뒤 11개월 연속 하락했다.이같은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보다 높다. 다만 Fed는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해 3월 이전 사실상 제로 수준이었던 기준금리가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으로 평가된다.파월 의장은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라며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지만, 그 속도는 완만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Fed는 '신용 긴축'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은행권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받을 압박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Fed 위원들은 그간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경우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것처럼 위험 상황에 놓이는 은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언급해왔다.
■ 앞으로도 기준금리 동결할까
다만 Fed는 올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며 "거의 모든 (FOMC)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