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TV.Radio Steven Choi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27일(한국시간) 부결됐다. 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것과는 달리 당에서 이탈표가 30여표가 나와 의원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공언했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반대표보다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오면서 이 대표를 둘러싼 '단일대오'에 급격하게 균열이 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예상외로 많이 나오면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 대표를 위한 '방탄 정국'을 부담스러워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쳐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찬성(139표)이 반대(138)보다 1표 많이 나왔다. 체포동의안은 재석 의원 과반 참석에 참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되는데, 이날 찬성표가 반을 넘지 못했으므로 부결이라는 결과가 바뀌지는 않았다. 그러나 반대표보다 찬성표가 더 많은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민주당 지도부에는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다. 일찍이 찬성표를 던질 것을 예고한 국민의힘(114석),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169석인 민주당에서는 최소 31표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날 20표가 나온 기권·무효표와 민주당으로 분류되는 무소속 의원(6석)까지 고려하면 민주당에서만 40표 가까운 이탈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반대표 138표는 지난해 같은 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나온 반대표 161표보다도 23표나 작은 수치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당일까지 '압도적 부결'을 강조하며 내부 표 단속에 집중한 바 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압도적 다수로 부결시키겠다"며 "이 대표를 지키는 일이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의석 299석 중 169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단독 부결이 가능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압도적 부결'을 자신한 바 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 체포 동의안과 관련해 "민주당은 압도적으로 부결시킬 것"이라며 "검사독재 정권의 야만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예상과 달리 이 대표의 체포에 반대하는 표는 138표에 그쳤다. 가결·무효 등 체포동의안 부결 입장에서 벗어난 내부 이탈표가 최대 38표가량 나온 것으로 추산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분열 조짐'을 계기로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당이 총력을 쏟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당 대표직 사퇴 등 이 대표의 결단을 요구해왔다. 당의 위기를 인식한 의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 사퇴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이번에 당에서 압도적으로 부결시켜주면 이후에 이 대표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서 "이번엔 부결을 시키되 대표가 모종의 결단을 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라며 대표직 사퇴를 거론했다.
일각에선 이탈표가 일부 나오긴 했지만 반대표가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거듭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표결이) 이 대표의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한다고 봐야 한다. 미래 준비를 위해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민주당을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많은 여러 선택지를 만들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분위기가 어떻게 흐를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