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TV.Radio 이준 기자 | "이번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입니다.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인 것 같습니다."
최근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대한항공이 발표한 마일리지 개편안을 두고 '빛 좋은 개살구'라고 정면으로 비판에 나섰다.
원 장관은 15일 밤 자신의 SNS 계정에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 장관이 이런 의견을 개진한 것은 대한항공이 오는 4월부터 개편하겠다고 밝힌 마일리지(보너스 항공권) 제도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멀리가는 장거리 구간에 공제 기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세분하고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렸다는 입장이지만, 개편 후 이전보다 같은 구간에 더 많은 마일리지를 사용해야 하는 방향이라 공분이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존 국내선은 편도 5000마일, 국제선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시아, 북미·유럽·중동 등 네 지역으로 나눠 마일리지를 공제해왔다. 개편으로 4월부터는 운항 거리에 따라 10구간으로 나눠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세분화했다.
특히 인기 장거리 노선의 경우 마일리지 차감이 커진다. 인천~뉴욕 편도 항공권은 현재 금액은 이코노미 130만원, 프레스티지 430만원, 퍼스트 730만원 수준인데, 이 구간을 마일리지로 발권하면 각각 3만5000마일, 6만2500마일, 8만마일의 마일리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4월 1일 이후 발권부터는 각각 4만5000마일, 9만마일, 13만5000마일로 늘어난다.

대한항공 측은 대신 단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공제를 줄여 합리화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평수기 3만 마일리지, 성수기 4만5000마일리지인데, 4월 1일부터는 각각 2만마일리지, 3만마일리지로 내려간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장거리 여행은 마일리지를 모아서 사용하고, 단거리 비행의 경우 저가항공사(LCC)로 저렴하게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개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소비자들은 "100만원의 가치를 70만원으로 줄이는 행태", "마일리지 좌석은 예약하기도 힘들고, 그 정도 마일리지 모으려면 진짜 오래 걸린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0년 4월 1일 시행 목표로 2020년 1월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같은 해 코로나19 여파로 여행객수가 크게 줄면서 시행일을 3년 미뤄졌다.
개편안이 나왔던 당시 소비자 1800명은 대한항공의 약관 사항의 불공정 여부를 공정위에 심사해달라고 청구하기도 했다. 개정 전 약관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했는데, 일방적인 약관 개정으로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게 됐다는 근거다. 공정위는 이후 3년 넘게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고 해당 심사 청구 건은 검토 중이지만 결과 발표 시점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은 "코로나로 지난 3년간은 쓸 엄두조차 못 냈다. 항공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개편안에 동의하기 어렵다. 마일리지 소지자들 위한 특별기라도 띄우고 싶은 심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하다. 사용 수요에 부응하는 노선과 좌석도 보완되어야 한다"며 "올해 항공기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석열 정부는 하늘길 국민안전부터 불편사항까지 국민 눈높이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해외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만간 유럽연합(EU)의 승인이 나면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심사도 이어져 올해 상반기 내 국내 초대형 항공사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