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AFP 연합뉴스]](/data/photos/uploads/2022/05/테슬라-최고경영자CEO-일론-머스크.jpg)
거래 정지된 루나·테라...혼돈에 빠진 암호화폐 시장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연일 하락하며 하루 만에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260조원 가량 증발한 가운데,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테슬라까지 타격을 맞게 됐다.
1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보다 0.82% 하락한 7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는 680달러선까지 밀리며 지난 8개월 동안 가장 낮은 가격까지 내렸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5일 간 18%나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주식담보대출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의 폭락까지 겹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오후 5시 51분(미 동부시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4.18% 상승한 3만97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낙폭을 축소하기는 했지만 일주일 전보다는 여전히 10% 내린 금액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수십조원이 줄었다. 코인 시장의 경색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2일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000억 달러(약 258조원) 이상 증발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2월 비트코인을 대량 구매한 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큰 손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당시 15억달러(약 1조9238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바 있다. 머스크 CEO는 “향후 테슬라 자본의 일부를 가상자산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며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때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 전체 붕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토종 코인’ 루나와 테라 가격은 여전히 폭락하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루나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3.74% 내린 0.0002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가격이 1달러에 맞춰져야 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라(UST)는 0.17달러에 거래 중이다.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셈이다. 이에 13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루나를 상장폐지한 데 이어, 국내 거래소 업비트와 고팍스, 빗썸도 루나의 상장폐지를 발표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루나·테라가 촉발한 시장의 붕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브라이언 닉 누빈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긴축 국면에서 문제가 되는 자산은 ‘고평가된 상태로 수입원이 불분명한 자산’”이라며 “암호화폐가 바로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핵심 코인들은 건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심리를 계량화한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Crypto Fear & Greed Index)’는 10점(극도의 공포·Extreme Fear)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수는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가 산출하는데, 0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주까지는 22점(극도의 공포·Extreme Fear)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