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달러 환율 1530원 돌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

  • 등록 2026.04.04 04: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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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 유가 100달러 돌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확산… 한국은행 긴급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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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달러 환율이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 1530원을 돌파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강화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는 중동 분쟁 확산 우려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을 가했다. 원유 수입 비용 증가는 경상수지 적자 압력을 키우고 있으며 원화 약세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긴급 구두 개입에 나서며 과도한 환율 변동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직접 시장 개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과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면서 신흥국 통화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가 겹치며 경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수출 기업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와 해외 매출 환산 이익 사이에서 혼재된 영향을 받고 있다. 중소 수입업체와 유학생 가정 등은 환율 부담이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상황이다.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환율 수준이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투기적 수요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와 중동 정세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이 1550원대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다음 금통위 결정이 환율 향방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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