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돌 대신 '케데헌'으로 꿈 이룬 연습생 10년

  • 등록 2025.08.11 10: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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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루미의 보컬 맡은 이재

 

KoreaTV.Radio 권성준 기자 |  “황금 같은 한 달이었어요. 제가 만들고 부른 노래들이 빌보드 차트에 있다니!”

세계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서 주요 사운드트랙(OST)을 만들고 부른 이재(EJAE·김은재·34)의 말이다. 그가 공동 작곡, 작사에 참여하고 노래까지 맡은 수록곡 ‘골든’은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의 6위, ‘유어 아이돌’은 16위를 차지하는 등 주요 차트 상위권을 석권했다.

 

원래 이재의 꿈은 가수였다. 2003년부터 10년 넘게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이었다. 원로 배우인 신영균 전 국회의원의 외손녀이기도 하다. 2011년 신 전 의원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 전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이재는 어릴 때부터 노래밖에 모르던 손녀”라고 했다. 

 

그러나 데뷔는 무산됐고, 어느덧 아이돌이 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됐다. 당시 절망감을 이기려고 곡을 쓰기 시작했다. 미 뉴욕대 티시예술대학에 진학해 음악 산업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러던 중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를 만나 작곡의 길로 들어섰고, 레드벨벳의 ‘사이코’, 에스파의 ‘아마겟돈’ 등을 만들며 K팝 인기 작곡가로 이름을 알린다.

 

이재가 케데헌에 참여하게 된 것은 2020년 말부터였다. 여기서 그는 실패인 줄 알았던 10년의 연습생 경험이 큰 자양분이 됐다. 곡 ‘골든’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유어 아이돌’에는 연습생 시절 목격한 과도한 팬덤 문화를 담았기 때문이다. 이듬해 주인공 루미의 보컬로도 결정됐다. 곡의 감정과 높은 음역대를 소화할 최적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울면서 녹음했어요. 연습생 땐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고, 작곡가로선 유명 작곡가 뒤에 가려져 상처 받기도 했거든요. 언젠가 그래미 작곡상을 받아 아시아인도 미국 음악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권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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