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소셜미디어 마녀사냥...“이선균 심리적 한계 뚫렸다”

  • 등록 2023.12.27 06: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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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추모물결 잇따라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씨가 23일 오전 3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KoreaTV.Radio 이고은  기자 |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48)씨가 27일 극단적 선택에까지 이르게 된 배경에는 유튜브나 일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와 소셜미디어·인터넷 게시판에 무분별하게 퍼진 미확인 정보들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공개 소환에, 악플 등으로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이씨가 심리적 한계선으로 내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S 등에 이씨 관련 영상물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한 달도 넘었다. 지난달 22일 한 유튜브 채널이 이씨가 드나들었다는 유흥업소 실장 김모(여·29)씨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면서부터다. 이 채널은 “이선균을 협박해 3억원을 뜯어낸 사람이 누굴까”라며 의혹을 부풀렸다. 이즈음 한 지상파 방송에선 마약과 관련한 이씨의 육성이 일부 공개됐다.

 

이씨가 마지막 경찰 조사를 받은 지난 23일 이후 이씨 관련 영상들이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수사가 시작될 즈음 이씨가 김씨와 통화한 내용, 이씨 지인이 김씨와 나눈 통화 내용 등이 ‘이선균과 김씨의 불륜’ ‘이선균 룸녀 사랑한다는 녹취’ 등의 제목으로 나돌았다.

 

영상을 보면 김씨가 “일단은 오빠도 안심하지 못하는 게 오빠도 술 취해서 나랑 뭔가를 했잖아”라고 하자 이씨가 “어어” 하고 답한다. 이씨 지인과의 통화에선 “(이선균과) 케타민과 대마초를 했다” “선균 오빠가 취해서 ‘약 있어? 약 있어?’ 이래서 호기심에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영상은 이씨가 숨진 27일 오후 9시 30분 현재 각각 88만회, 33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씨가 마약을 투약한 듯한 정황이 담긴 통화 내용들은 경찰이 확보했어야 하는 증거들이다. 이런 내용이 그대로 외부로 새어 나간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인터넷에 이 정도 미확인 정보들이 확산되고, 구체적인 통화 내용 등이 확보됐으면 이씨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경찰은 빨리 신병 처리를 했어야 한다”며 “결국 ‘망신 주기 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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