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TV.Radio 박기준 기자 | 스페이스X가 유럽우주국(ESA)과 내년 중 미국에서 갈릴레오 인공위성 4기를 발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해당 계약에 대해 올해 안으로 승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의 경쟁업체들이 로켓 발사 기술과 관련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스페이스X는 이 지역에서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유럽연합(EU)의 기관이 기밀장비가 포함된 위성을 스페이스X에 의뢰한 첫 사례라고 WSJ는 설명했다. 또 15년 전 ESA가 카자흐스탄에서 시험위성을 발사한 이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발사하는 사례라고도 덧붙였다.
갈릴레오 위성은 EU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자체 위성 항법 시스템을 구축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자율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갈릴레오 위성은 유럽 국가들의 군과 보안 기관 등이 쓰는 암호화된 항법 메시지도 사용한다.
따라서 유럽 국가들은 중요 인프라를 미국 회사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갈릴레오 위성 발사에 대한 스페이스X 발사체 사용을 꺼려 왔다.
하지만 유럽의 경쟁업체들이 각종 문제에 직면하면서 스페이스X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프랑스의 민간우주기업 아리안스페이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소유즈 로켓 사용을 멈췄다. 또 기술적 문제로 인해 아리안스페이스가 개발하던 로켓 아리안6의 활용도 지연됐다.
ESA의 로켓 베가-C(Vega-C)는 지난해 발사에 실패해 두 대가 파괴됐다. 스페인의 PLD스페이스와 독일의 로켓팩토리아우구스부르크 등 유럽의 다른 우주기업들은 아직 기술개발에서 뒤쳐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배경 탓에 ESA는 스페이스X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지난 7월 스페이스X는 ESA의 우주망원경 '유클리드'를 발사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내년에 소행성을 조사할 유럽의 우주선도 쏘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