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절도' 출동한 경찰, 흑인 노부부 과격체포 논란

  • 등록 2023.07.06 08: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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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D, 경위 조사...흑인단체 "케이크 훔쳤단 주장 전혀 입증 안돼"

 

KoreaTV.Radio 최상태 기자 |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마트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흑인 부부를 과도하게 제압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CNN 등에 따르면 LA 카운티 보안관국은 지난달 24일 랭커스터시의 한 식료품 마트에서 경찰관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한 사건에 대해 최근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당일 경찰은 마트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고, 매장 보안요원이 전해준 인상착의와 비슷한 한 남성과 여성에게 다가갔다. 이어 경찰이 이들에게 수갑을 채우려고 시도하는 과정에 폭력을 썼다.

보안관국은 "지역사회에 투명하게 알리기 위해 사건 당시 경찰이 착용한 보디카메라 영상을 공개한다"며 성명과 함께 해당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경찰 2명은 현장에 도착해 주차장에서 케이크를 들고 있던 한 나이 든 흑인 남성에게 다가가 팔을 뒤로 꺾고 수갑을 채운다. 이 남성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내가 왜, 뭐 때문에 체포되는 것이냐"고 계속 물으며 저항하지만, 경찰은 남성의 말을 묵살했다.

경찰은 옆에서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던 흑인 여성에게 다가가 팔을 잡으려 하고, 여성은 "당신은 나를 건드릴 수 없다"며 뿌리쳤다. 그러자 경찰이 "멈추라"면서 여성을 세게 밀어 바닥으로 넘어뜨리고, "멈추지 않으면 얼굴을 때릴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에 여성이 "나를 때리면 당신은 고소당할 수 있다"고 말하자, 경찰은 여성의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목덜미를 무릎으로 눌러 제압했다. 여성은 "숨을 쉴 수 없다"며 괴로워하지만, 경찰은 여성의 팔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웠다. 남편이 아내가 암에 걸렸다고 얘기했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흑인 활동가단체 ‘캔슬 더 컨트랙트’(Cancel the Contract)는 사건이 발생한 마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경찰관들을 모두 해고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의 라켈 더플러는 이 노년의 흑인 커플이 케이크를 훔쳤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면서 "단지 주장일 뿐이고 아무것도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경찰은 마치 그들이 무기를 휘두르거나 다른 주민을 공격이라도 한 것처럼 대했다"고 비판했다.

LA 카운티 보안관국은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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