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 '10만명분 투약' 마약·총기류 한국 밀반입했다

  • 등록 2023.04.10 18: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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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장씨 귀국 이삿짐 위장 화물로 부쳐
세관,마약단속 공동첩보로 체포, 기소돼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LA에 거주하던 한인이 한국으로 영주 귀국하면서 무려 10만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마약과 총기류를 밀반입했다가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부장검사)은 10일  미국에서 이삿짐 속에 대량의 필로폰과 함께 권총 및 실탄을 숨겨 들어온 40대 남성 장모(49)씨를 특가법상 향정,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시가 약 8억원 상당의 메탐페타민(필로폰) 3.2kg을 밀수해 한국에서 유통을 시도했다. 이는 무려 10만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에 더해 장씨는 45구경 권총 1정, 실탄 50발, 모의 권총 6정(가스발사식)도 함께 마치 이삿짐인 것처럼 밀수해 그중 모의권총 6정은 주거지 소파 테이블에 전시까지 했다고 한국 검찰은 밝혔다.

 

장씨는 한국에서 학업과 군복무를 마치고 약 15년간 미국에서 생활한 영주권자로, 지난해 8월 부모의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한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귀국 전 LA에서 거주하던 장씨는 LA등지에서 마약 딜러 생활을 해온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장씨가 귀국 직전 마약 조직원에게 대량의 필로폰을 구매한 정황이 담긴 메신저 대화 내용도 확보했다.


마약과 총기를 동시에 밀반입했다가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씨의 권총은 ‘Rock Island Armory M1911-A1’ 살상용으로 유효사거리가 100m에 달한다.

장씨가 접촉한 마약 조직은 한인 유학생과 2~3세들로 구성돼 있는 LA 지역 한인 마약 조직으로 알려졌으며 연방 마약단속국(DEA)과 한국 검찰이 공조해 이 마약 조직에 대해 파악 및 추적 중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밝힌 공소내용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7월26일 LA소재 주거지에서 필로폰 3.2kg을 9개의 비닐팩에 진공포장해 소파테이블 안에 은닉하고 45구경 권총과 실탄 50발을 공구함 등에 분산 및 은닉한 후 이삿짐으로 위장해 선박화물로 발송한 뒤 9월9일 부산항에 도착하게 하는 방법으로 밀수했다. 또 장씨는 올해 3월25일 필로폰 약 0.1g을 쿠킹호일에 올려놓고 라이터로 가열한 후 발생하는 연기를 흡입하는 방법으로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자체 입수한 첩보로 수사를 시작했다. 모든 탑승객과 화물이 X선 검사를 통과하는 공항과 달리 항만을 통한 마약 밀반입은 특별한 첩보가 없는 한 단속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부산항의 하역량은 지난해 약 507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하역량의 일부를 표본으로 검사할 수밖에 없는 세관 입장에선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인 셈이다. 밀수범들은 화물 컨테이너에 입구 쪽을 마늘·부추 등 식자재로 채우고 안쪽에 가벽을 세워 그 안에 마약을 은닉한 일명 ‘벽치기’ 수법을 선호한다. 세관은 컨테이너 전체를 스캐닝하는 장비도 활용하지만, 음영과 밀도 차이로만 의심 물체를 판별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아 정확한 첩보가 없이는 식별이 쉽지 않은 점을 마약 밀수범들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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