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미 행정부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소셜미디어인 ‘틱톡’의 자국 내 사용 금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젊은 층은 중국산 앱을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틱톡 퇴출을 주도하는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를 인용해 3월 3주차가 미국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5개 중 4개가 중국산 앱이라고 전했다. 1위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9월 출시한 ‘테무’가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캡컷’과 틱톡이 각각 이름을 올렸고, 4위엔 중국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이 안착했다. 캡컷은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편집 앱이다. 5위는 페이스북이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WSJ은 중국 앱들이 미국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이유로 기술 경쟁력을 꼽았다. WSJ은 “투자자, 엔지니어 및 분석가들은 미국 업체들이 중국 인터넷 기업의 효율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본다”며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앱을 출시하기 위해 아낌없이 지출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서 선임 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한 궈위는 “중국의 엔지니어들은 사용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시장에서 검증을 거친 뒤 미국 시장으로 건너온다는 점도 이들 앱의 강점이다. WSJ은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10억명의 인터넷 사용자를 활용해 사용자 선호도를 테스트하고, 인공지능(AI) 모델을 최적화한 다음 해외로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미국 젊은 층의 중국 앱 사랑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 퇴출을 추진하는 미국 민주당에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최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 의원은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3분 18초짜리 영상에서 “내가 틱톡이 금지되어야 한다고 믿을까? 아니다”라며 “정치권이 성급하게 1억5000만 미국인 사용자에게서 틱톡을 빼앗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 정치인은 2018년 29세 당시 뉴욕에서 당선된 역대 최연소 여성 하원 의원이다.
민주당 내에서 이같은 의견이 나오는 이유로는 틱톡의 주 사용 연령대인 10~30대 지지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9%가 틱톡 사용 금지를 지지했지만, 18~34세 유권자 중에선 63%가 반대했다. 민주당은 젊은 층이 주된 지지 기반인 만큼, 틱톡 금지가 가져올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